자연 속에서 배우고 신앙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 화성 '숲과들학교'를 아시나요?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
매일같이 학원 뺑뺑이를 돌고, 새벽까지 이어지는 공부에 지쳐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이런 고민 한 번쯤 해보지 않은 부모님이 계실까요? 정해진 답을 외우고, 친구를 경쟁 상대로 여기며 더 높은 점수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 때로는 이 숨 막히는 교육 현실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흙을 만지고 땀 흘리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어 문제를 해결하며 더불어 사는 법을 익히고,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자라난다면 어떨까요? 여기, 교과서 대신 자연을, 경쟁 대신 따뜻한 공동체를 선택한 특별한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기독교 대안학교, 숲과들학교 입니다.
숲과들학교, 어떤 곳인가요? - 신앙과 자연이 만나는 배움터
숲과들학교는 이름 그대로 숲과 들이 아이들의 교실이자 놀이터가 되는 곳입니다. 2003년, 몇몇 가정이 모여 시작한 작은 공동체에서 출발한 이곳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이웃을 섬기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는 기독교 대안학교 입니다.
단순히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것을 넘어, 모든 교육과정의 바탕에 기독교적 세계관이 녹아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아이들은 창조 세계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배우고, 그 안에서 자신의 존귀함을 깨달으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됩니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 한 명 한 명의 고유한 강점과 재능을 발견하고,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숲과들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핵심입니다.
교과서 대신 자연을, 경쟁 대신 협력을 배웁니다
그렇다면 숲과들학교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요? 이곳의 교육과정은 우리가 알던 초등학교의 시간표와는 사뭇 다릅니다. 아이들의 삶과 배움이 분리되지 않는, 살아있는 지식을 온몸으로 배우는 특별한 활동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1. 숲 활동: 살아있는 자연 관찰 교과서
숲과들학교의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학교 뒤편의 숲으로 갑니다. 숲은 아이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선생님이자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터입니다. 봄에는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을 관찰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고,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나뭇잎과 도토리를 주으며, 겨울에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핀 눈꽃을 감상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2. 농사: 땀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
아이들은 직접 텃밭을 가꾸며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며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온몸으로 경험합니다. 내가 흘린 땀방울이 모여 풍성한 수확의 기쁨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며 노동의 가치와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됩니다. 함께 키운 작물로 요리를 해 나눠 먹으며 감사와 나눔의 의미를 배우는 것은 덤입니다.
3. 손작업과 프로젝트 수업: 몰입과 자기주도성의 즐거움
숲과들학교에서는 뜨개질, 바느질, 목공 등 다양한 '손작업'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느리고 반복적인 손의 움직임을 통해 아이들은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르고, 눈과 손을 협응하는 능력을 발달시킵니다. 또한,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깊이 있게 파고드는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워나갑니다.
주요 교육 활동 | 배우는 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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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활동 | 생태 감수성, 관찰력, 신체 발달, 창의력 |
농사 활동 | 생명의 소중함, 노동의 가치, 책임감, 협동심 |
손작업 (뜨개질, 목공 등) | 집중력, 인내심, 소근육 발달, 성취감 |
프로젝트 수업 | 자기주도성, 탐구 능력, 문제 해결력, 발표력 |
공동체 활동 | 존중, 배려, 나눔, 갈등 해결 능력 |
스마트폰 없이, 흙먼지 속에서 키우는 진짜 관계
숲과들학교의 또 다른 특별함은 바로 '스마트폰 없는 학교' 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스마트폰과 작별하고, 대신 친구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고 소통합니다. 디지털 기기가 주는 자극적인 재미 대신, 서로의 눈을 맞추고 생각을 나누는 관계의 즐거움을 배우는 것입니다.
학교의 상징과도 같은 '진흙 놀이터' 는 이런 아날로그적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비가 오면 질퍽해지는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구르고, 뛰고, 뒹굴며 온몸으로 흙의 감촉을 느낍니다. 옷이 더러워지는 것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해진 놀이기구 없이도 아이들은 흙과 물만으로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며 함께 어울려 놉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을, 가상의 관계가 아닌 진짜 우정을 쌓아갑니다.
입학,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여정
숲과들학교는 단순히 아이만 보내는 곳이 아닙니다. 학교의 교육 철학에 깊이 공감하고, 아이의 성장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부모 공동체 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부모 모임, 학교 행사 참여, 교육 활동 지원 등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을 바탕으로 학교가 운영됩니다.
따라서 입학 과정 역시 아이의 시험 성적이 아닌, 가족 전체가 학교의 교육 방향과 가치에 얼마나 동의하고 함께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중요하게 살핍니다. 입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학교에서 주최하는 입학설명회에 참여하여 학교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고, 교육 철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자세한 입학 전형과 일정은 매년 학교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숲과들학교 공식 홈페이지 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배움은 무엇일까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좋은 대학, 안정적인 직장이 성공의 유일한 척도가 아님을 우리는 점차 깨닫고 있습니다. 숲과들학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자연의 품에서 맘껏 뛰놀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기르고, 따뜻한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신뢰를 배우며, 자기만의 속도로 단단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숲과들학교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가득한 그곳에서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교육의 진짜 의미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