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세상, '나만의 답'을 찾는 여정 - 광주 지혜학교 이야기
"우리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곳은 없을까요?"
자녀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님이라면, 그리고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에 물음표를 던져본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입니다. 여기,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답을 온몸으로 찾아가는 특별한 교육 공동체가 있습니다. 빛고을 광주에 자리한 '지혜학교' 입니다.
2011년 문을 연 지혜학교는 중·고등 과정을 통합한 6년제 기숙형 대안학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곳이 아닙니다. 인문 고전의 깊은 숲을 거닐고, 치열한 토론의 바다를 항해하며,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단단하게 벼리는 곳. '생각하는 힘,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교훈 아래, 아이들이 진짜 '나'를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지혜학교의 문을 활짝 열어봅니다.
1. 지혜의 심장: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힘
지혜학교 교육의 가장 큰 기둥이자 심장은 단연 '인문학' 입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플라톤과 공자를 만나고, 셰익스피어와 박지원의 글을 읽으며 동서양을 넘나드는 지적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이 여정은 단순히 책의 내용을 암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혜학교 배움의 핵심은 '읽기-토론-글쓰기' 라는 유기적인 세 단계에 있습니다.
- 깊이 읽기 (讀): 텍스트의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그 안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곱씹으며 읽습니다.
- 치열하게 토론하기 (論): 교사와 학생은 가르치고 배우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함께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수평적 동반자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토론 속에서 생각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관점은 넓어집니다.
- 단단하게 글쓰기 (作): 토론을 통해 벼려진 생각은 비로소 자신의 언어로 재탄생합니다. 논리적인 글쓰기 훈련을 통해 막연했던 생각은 명료해지고, '나만의 관점'을 가진 한 편의 글로 완성됩니다.
이 과정은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세상과 인간을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열어가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고된 훈련입니다. 비판적 사고력과 통찰력은 바로 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2. 앎과 삶의 균형, 네 가지 색깔의 교육과정
지혜학교는 인문학에만 치우친 학교가 아닙니다. 지(知), 정(情), 의(意), 체(體)가 조화롭게 발달하는 전인적 성장을 위해 네 개의 영역이 균형을 이루는 다채로운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교육 영역 | 주요 활동 및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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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과 | 생각의 힘을 기르는 핵심 과정: 동서양 인문 고전 읽기, 주제별 심층 토론,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 훈련을 통해 학교의 핵심 가치를 체화합니다. |
보통교과 | 기초 학력의 튼튼한 발판: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과목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며 배움의 기초를 단단히 다집니다. |
예체능교과 | 몸과 마음의 균형과 감수성: '1인 1악기'를 기본으로 연극, 합창, 사진, 미술, 체육 등 풍부한 예술·체육 활동을 통해 풍부한 감수성을 기르고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
체험활동 | 교실 밖으로 확장되는 배움: 농사, 인턴십, 개별 프로젝트 등 살아있는 경험을 통해 책에서 배운 지식과 실제 삶을 연결하는 법을 배웁니다. |
이처럼 네 개의 교육 영역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학생들이 머리로만 아는 것을 넘어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실천하는 균형 잡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3. 교실 밖 진짜 수업: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다
지혜학교의 또 다른 교훈 '더불어 사는 삶'. 이 소중한 가치는 교실 안이 아닌, 생생한 학교 활동과 기숙사 공동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됩니다. 2023년 2학기의 활동 풍경만 들여다봐도 지혜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체육한마당' 지혜학교의 체육대회는 선생님이 기획하지 않습니다. '학생자치회 체육부' 가 종목 선정부터 리그전 방식, 진행까지 모든 것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책임지는 자치(自治)의 의미를 몸으로 배웁니다.
✅ 두 발로 세상을 배우는 '국내외 이동학습' 배움은 때로 교실을 벗어나 두 발로 직접 걷고 세상과 부딪힐 때 완성됩니다. * 제주도 70km 도보여행: 중등 1, 2학년 학생들은 4박 5일간 제주의 아름다운 길을 걷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친구의 어깨에 기대고 서로를 격려하며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은 어떤 수업보다 값진 성장의 자양분이 됩니다. * 일본 해외이동학습: 중3~고2 학생들은 '일본의 전통과 현재'라는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오사카, 교토 등을 탐방합니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국제적 시야를 넓히고 타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움직이는 인문학 수업'입니다.
✅ 함께여서 더 즐거운 '공동체 행사' 학기 초에는 방학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는 '지혜인의 밤' 을 열어 공동체의 유대감을 다지고, 학기 말에는 1년간 갈고닦은 연극, 합창, 악기 연주 실력을 뽐내는 '지혜발표회' 를 통해 서로의 성장을 아낌없이 축하하며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지혜학교는 이런 학생을 기다립니다
광주 지혜학교는 대학 입시만을 목표로 하는 곳이 아닙니다. 평생에 걸쳐 자신의 삶을 지혜롭게 가꾸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건강한 시민을 키워내는 곳입니다.
책 읽기와 토론, 글쓰기를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싶은 학생,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 자신만의 질문을 던지고 싶은 학생, 경쟁보다는 협력의 가치를 믿는 학생이라면 지혜학교의 문을 두드려볼 만합니다.
진짜 '나'를 발견하고 세상과 깊이 있게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이곳 지혜학교에서 그 위대한 여정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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