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대한민국 대안교육의 지평을 넓혀온 교육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비인가 도시형 대안학교, 초록배움터 입니다. 2003년 개교 이래, 초록배움터는 단순히 '다른' 교육을 넘어 '바른' 성장을 위한 교육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 온, 명실상부한 대안교육의 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고에서는 초록배움터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와 그 구체적인 실현 과정에 대해 심도 있게 조망하고자 합니다.
초록배움터의 교육 철학: '나'를 발견하고 '세상'과 만나는 배움의 공동체
주체적인 배움의 실현
초록배움터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배움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성찰하는 '주체성'을 교육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는 점 입니다.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생의 배움 여정에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전문적인 조력자(Facilitator) 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관심사에서 출발한 질문을 구체적인 학습 계획으로 발전시키고, 이 과정에서 정보 수집, 분석, 협업, 발표 등 고차원적인 학습 능력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의 정수 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민주적 공동체 문화
학교는 하나의 작은 사회입니다. 초록배움터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학교의 운영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전체회의' 를 통해 민주적 공동체 문화를 실현합니다. 교칙 제정부터 예산 사용, 교육 과정 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안은 치열한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개진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민주 시민으로서의 핵심 역량 을 함양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지식 교육을 넘어, 관계와 소통의 지혜를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입니다.
생태적 가치와 삶의 연결
'초록'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생태적 가치관의 내면화 는 초록배움터 교육의 중요한 축을 이룹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 구호를 외치는 수준을 넘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모든 생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 속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먹거리, 에너지, 소비 등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실천으로까지 나아가는 통합적 교육 을 지향합니다.
틀을 깨는 혁신적인 교육 과정: 삶과 배움의 통합
'스스로 프로젝트'와 '여행 프로젝트'
초록배움터 교육의 백미는 단연 '스스로 프로젝트' 와 '여행 프로젝트' 입니다. 학생들은 한 학기 혹은 1년 동안 자신만의 탐구 주제를 설정하고 심도 깊은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독립 영화 제작', '목공 기술 습득을 통한 가구 제작', '지역 사회의 유기견 문제 해결 방안 연구' 등 그 주제는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확장됩니다. 특히 '여행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직접 여행을 기획, 예산을 편성하고 실행하는 과정 전체가 배움의 대상 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문제 해결의 경험은 그 어떤 교과서도 줄 수 없는 살아있는 지혜와 강력한 자신감 을 선물합니다.
삶과 맞닿은 '인턴십 과정'
배움은 교실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초록배움터는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직업 현장(카페, 디자인 스튜디오, 시민단체, 출판사 등)에서 일정 기간 직접 일하며 배우는 인턴십 과정을 필수적으로 운영 합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막연하게 꿈꾸던 진로를 현실적으로 탐색하고, 노동의 가치를 깨달으며, 사회인으로서 필요한 소통 능력과 책임감을 기르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직업 체험을 넘어,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사회와 연결되는 중요한 전환점 이 됩니다.
함께 성장하는 '기초 교과 수업'
대안학교라고 해서 기초 학문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초록배움터 역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기초 교과 수업을 운영합니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연계 수업 을 통해 지식의 본질을 탐구하고 비판적 사고력 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둡니다. 또한 학생들의 학업 수준과 필요에 따라 분반 수업을 진행하는 등, 개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세심하게 지원 하고 있습니다.
입학부터 졸업 후 진로까지: 현실적인 정보 안내
입학 과정 및 학생 현황
초록배움터는 중학교 과정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의 청소년 을 대상으로 하며, 총 학생 수는 약 40~50명 내외 로 유지됩니다. 이러한 소규모 공동체를 통해 교사와 학생 간의 깊이 있고 친밀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입학은 통상 매년 가을, 다음 해 신입생을 모집하며 서류 전형, 학생 면접, 학부모 면담 등 다단계의 심층적인 과정 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성적보다는 학생의 학습 의지와 성장 가능성, 그리고 학교의 교육 철학에 대한 가족의 이해와 동의를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으로 삼습니다. 또한, 도시형 대안학교이므로 별도의 기숙사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교육비 상세 안내
초록배움터는 교육청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 비인가 대안학교 이므로, 학교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학생들의 교육비로 충당됩니다. 2025년 기준, 교육비는 입학금, 월 수업료, 그리고 프로젝트 활동비 등으로 구성됩니다. 정확한 금액은 매년 학교 운영 계획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입학설명회나 학교 공식 홈페이지(http://www.chorok.org)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는 단순히 지식 습득의 대가가 아닌, 한 아이가 주체적인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교육 환경과 전문적인 인력에 대한 가치 있는 투자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졸업생들의 다양한 진로 탐색 및 대학 진학 현황
비인가 대안학교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십니다. 초록배움터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희망할 경우, 고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GED) 를 통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자격을 얻습니다. 이후 수시 및 정시 전형을 통해 국내외 유수의 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졸업생들은 인문, 사회, 예술, 디자인, 공학 등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대학으로 진출 하여 성공적인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대학 진학만이 유일한 성공의 척도가 아니라는 것 입니다. 초록배움터 졸업생들은 학교에서 발견한 자신의 강점과 흥미를 바탕으로 곧바로 창업을 하거나, 특정 기술 분야(예: 목공, 요리, 프로그래밍)의 전문가로 성장하기도 하며, 해외 유학이나 사회적 기업 활동 등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용기 있게 개척해 나갑니다. 이는 초록배움터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좋은 대학'이 아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 힘' 을 길러주는 데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왜 초록배움터를 선택해야 하는가: 미래 교육의 새로운 표준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자녀의 개성과 잠재력이 사라질까 염려하는 학부모님, 암기 위주의 공부에 흥미를 잃고 진정한 배움의 즐거움을 찾고 싶은 학생에게 초록배움터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질문을 만드는 능력을, 경쟁에서의 승리보다 협력을 통한 성공의 가치 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초록배움터는 단순한 학교가 아닙니다. 이곳은 청소년들이 수많은 도전과 성찰을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발산할 용기와 지혜를 얻는 위대한 배움의 터전 입니다.